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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시



앰비언트는 '포위한, 에워싼'이라는 의미를 지닌 형용사 또는 '환경'이라는 뜻을 가진 명사이다. 음악적으로는 '청취자를 둘러싼 배치'(arrangement)를 의미한다. 즉 음의 변화와 축적을 통해 수용자를 에워싼 듯한 공간감을 조성하는 것이다.

인공적으로 합성된 사운드와 자연적인 사운드를 혼합한 스타일인 앰비언트의 사운드들은 신서사이저나 샘플러로 처리되는 경우가 많고, 비음악적 사운드도 많이 사용된다. 한마디로 사운드가 멜로디, 화성, 리듬 등 음악의 전통적 요소는 축소되고 음색과 텍스처(texture·질감)에 직접적으로 초점을 맞춘다. 앰비언트는 주로 악기로만 연주되며, 보컬이 있다해도 단조롭게 반복되는 영창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197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초반에 걸쳐 일련의 실험음악가들에 의해 시도되었다. 이는 록 음악과의 대결 시도와 그 가운데 전자음악의 성과를 적극적으로 응용했다는 점에서 팝의 영토에 나름의 흔적을 남겼다. 그 중심에 서있는 아티스트가 다름 아닌 브라이언 이노(Brian Eno)였다.

그는 '기관화된 감각'을 해체하고 새로운 공감각을 부여하려 했고 나아가 소리의 향유에서 그 동안 상실되어버린 감각들을 복원시키려는 시도를 해왔다. 그가 앰비언트란 말을 공식적으로 사용한 것은 1978년 무렵. 그전에 그는 브라이언 페리와 함께 록시 뮤직(Roxy Music)의 건반주자로 록음악계에 몸을 담은 적이 있었다.

당시는 글램 록과 아트 록 등 여러 록의 사생아들이 범람하던 시기였다. 그렇지만 한가지 그들 모두가 '포스트 히피'세대라는 점은 분명했다. 따라서 이노의 음악적 지향 역시 펑크, 고딕, 인더스트리얼 사이의 공통분모 즉 '1960년대 사이키델리아'의 계승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앰비언트 음악과 사이키델릭 록은 관습적인 록처럼 꽉 짜인 구조를 갖고 있지 않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브라이언 이노는 사이키델릭 록에 남아 있는 멜로디와 리듬 등을 모두 없애고 아무런 피치도 없이 음색과 텍스처로만 구성된, 시간은 소멸하고 공간만 남은 텍스트를 실현했다.

그는 앰비언트 뿐만 아니라, 이후 토킹 헤즈(Talking Heads), 데보(Devo), U2 등 '뉴 웨이브'밴드들의 프로듀서로 자신의 실험 성과를 팝과 접목 시켰다. 이들과 함께 작업하기 이전 그는 그룹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멤버였던 뉴욕의 존 케일(John Cale)과 같은 순수 아방가르드 음악의 흐름과 교류를 통해 전위적인 팝에 간접적 공헌을 했다.

이러한 일련의 실험주의는 프랭크 자파(Frank Zappa)와 캡틴 비프하트(Captain Beef Heart & His Magic Band)의 음악에도 나타났으며, 부분적으로 1970년대 후반 펑크 록, 고딕 록, 1980년대의 노이즈 록(noise rock)과 드론 무브먼트(drone movement)로까지 번져갔다. 처음 등장한 이래 10년 간 화학 반응을 통해 이들의 전자 음악적 실험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테크노, 하우스, 덥(dub) 등 일렉트로 댄스음악의 본류(本流)들과 결합하여 생겨난 일렉트로니카(Electronica)도 배다른 자손의 일종이다. 우리에게 익히 알려져 있는 프로디지(Prodigy), 케미컬 브라더스(Chemical Brothers), 모비(Moby), 언더 월드(Underworld)가 그 면면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일렉트로니카에서 일컫는 앰비언트는 춤추고 난 뒤의 충전용 휴식에 적합한 비(非)댄스음악을 가리킨다. 명상적이고 조용하다는 점에서 '뉴에이지'와 유사하다는 느낌은 결코 틀리다고는 할 수 없다. 흔히 오브(Orb)가 대표적인 아티스트로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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